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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옮겨오기

헷갈리는 사이시옷

하나 하나 외우거나 사전 찾는 수밖에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의 최대 난제로 곱힌다. '소리 나는 대로 쓴다'는 원칙을 따르다가 함정에 빠진 격이다. 

 

한자어에 사이시옷을 쓰는 건 곳간 · 셋방 · 숫자 · 찻간 · 됫간 · 횟수 딱 6개다. 그러니 갯수·댓가·싯가·잇점·촛점·옷수는 틀리고

 

개수(個數) · 대가(代價) · 시가(時價) · 이점(利點) · 초점(焦點) · 호수(號數)가 맞다.

 

반대로 보기에는 영 어색하지만 사이시옷이 있어야 맞는 말이 있다. 물론 읽을 때도 사잇소리가 난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는 틀리고 "씻나락 까먹는 소리"가 맞다. [씨나락]이 아니라 [씻나락]으로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장대처럼 내리는 비는 장대비지만 장마철 내니는 비는 장맛비다. 차 타면 하는 멀미는 차멀리지만 배를 타면 뱃멀미다.

 

만화책 빌려 읽는 곳은 만화방(漫畵房) 아니면 만홧가게(漫畵--)다.

 

누누이 말하지만 하나하나 외우거나 그때그때 사전을 들추는 수밖에 없다.

 

생물분류학 단위인 '과(科)'가 붙는 말에도 사이시옷이 있다가 없다가 한다. 기준은 앞말이 고유어냐 한자어냐다.

 

앞에 고유어가 오는 말은 고양잇과 멸칫과가 소나뭇과처럼 사이시옷을 쓴다. 하지만 앞에 오는 말이 한자어일 때는

 

기린과 · 대구과 · 장미과처럼 사이시옷이 없다. 왜냐면 한자어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말은 딱 6개로 정했기· 때문이다.

 

한자어에 사이시옷을 쓰는 건 곳간 · 셋방 · 숫자 · 찻간 · 됫간 · 횟수 딱 6개다.

 

국립국어원은 한글 맞춤법 제30항 해설에서 사이시옷을 받쳐 써야 하는 대표적인 예를 이렇게 꼽았다.

 

▲값:절댓값, 덩칫값, 죗값  ▲ 길:등굣길, 홍삿길, 고갯길  ▲ 집:맥줏집, 횟집,부잣집  ▲ 빛:장맛빛, 보랏빛,햇빛  

 

▲ 말: 혼잣말, 시쳇말, 노랫말  ▲ 국: 만둣국, 고깃국, 북엇국, 이 정도만 알아도 사이시옷 상급자다. 수수께끼까지 맞혔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 농민신문 2025년10월24일자 14면  나랏 말싸미  말씀語 글월文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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