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Greek Roman Mythology
      

그리스 신화의 역사

가장 널리 알려진 신화

오늘날 그리스 신화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그 어떤 지역의 신화보다 잘 알려져 있다. 한때 그리스 신화 광풍이 불기도 했었고, 지금도 그 열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도 그리스 신화 못지않은 많은 훌륭한 신화들이 있는데, 유독 그리스 신화에만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른 지역의 신화와 달리 그리스 신화가 걸어온 길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는 그냥 정체되어 있었던 다른 지역의 신화와는 달리 역사와 함께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 수많은 역사가들과 문학가들이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리스 고대 문학의 최고봉인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쓴 그리스 최고의 시인 호메로스각주1) (BC 8세기경)를 비롯하여 〈신통기〉, 〈노동과 나날〉을 쓴 헤시오도스각주2) (BC 7세기경) 등이 맨 선두에 서서 그리스 신화를 이끌었다.

특히 헤시오도스는 〈신통기〉에서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업적을 남겼다. 이 외에도 수많은 역사가와 문학가들이 신화를 정리한 작품을 남김으로써 그리스 신화는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그리스 신화는 하나의 문학 작품과 같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읽고 있는 그리스 신화는 이렇게 역사의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된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리스 신화를 읽다 보면 잘 다듬어진 하나의 문학 작품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것이 그냥 구전되어 온 다른 지역의 신화와 커다란 차별화가 이루어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문학과 예술의 경지에 오른 그리스 신화

이러한 그리스 신화의 주요 이야기는 이미 선사시대에 만들어져 있었던 것들이다. 고대 그리스는 BC 3000~2000년경에 이미 만들어진 지중해의 크레타 섬을 중심으로 하는 크레타 문명과 미케네 문명각주3) 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BC 12세기에 이르러 현재의 그리스 민족이 이 지역을 정복함으로써 문화가 서로 융합되었다.

이런 가운데 여러 복잡한 신화가 생겨났으며, 이렇게 구전되어 오던 신화를 토대로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 등과 같은 문학가와 역사가들이 이를 문학 작품으로까지 발전시켜 오늘날의 그리스 신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아직까지 다른 지역의 신화들 중에는 이 지역의 신화가 마치 역사적 사실로 받들어지거나 심지어 종교로 발전하여 숭배하는 곳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그 지역에 최초의 정권이 탄생할 때 그 정권의 정통성과 권위를 보이기 위해 정권을 신화와 연결시켜 신적인 존재로 만들면서 생긴 일이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에서만큼은 더 이상 신화가 사실이냐 아니냐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리스 신화는 서양의 역사에서 문학과 예술 부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따라서 이제 그리스 신화는 종교나 역사적 사실을 뛰어 넘어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코드로 우리 앞에 등장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의 관계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보면 제목이 '그리스 신화' 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 라고 되어 있는 것들이 많다. 왜일까? 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스와 로마는 분명 서로 다른 지역인데, 그렇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를 따로 다루는 신화란 뜻일까. 사실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역사적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대 그리스는 유럽 지역에서 최고의 문명을 이룬 곳으로 유명했다. 반면, 신흥 강국으로 등장한 로마는 다신교를 숭배하고 있었으며, 개방적인 사고를 가져 그들이 정복한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해 주었다. 또한 정복한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열심이었다.

이런 가운데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하였는데, 그리스가 이룬 문명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놀라움은 그리스의 문화에 대한 존경심으로까지 발전했고, 이런 가운데 자신들만의 신화 체계가 약했던 로마는 그리스 신화를 그대로 자신들의 고유 신화로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로마인들의 최초 그리스 신화 도입은 자신들의 건국 신화에 그리스의 여신을 끌어들이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차츰 그리스 신들의 이름은 당시 로마에서 사용되고 있던 라틴어로 바뀌어 로마 전역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하여 그리스 신화는 그대로 로마 신화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 전체를 지배하는 신탁이란

그리스 신화를 읽다보면 군데군데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신탁' 이다. 올림포스의 주신들 이야기에는 물론 영웅들의 모험 이야기에도 신탁이란 단어는 예외없이 등장한다. 도대체 신탁이란 무엇일까? 신탁이란 '주술적 예언'과 비슷한 뜻을 가진 용어라 할 수있다. 즉, 신탁은 인간이나 낮은 신이 판단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음에 신이나 더 높은 신이 답을 내놓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그리스인들의 신탁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을까? 그리스의 델포이 지방의 신탁각주4) 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탁소로 유명했다. 그래서 이곳에는 신탁을 받기 위해 그리스 각 지방은 물론 멀리 외국에서까지 신탁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일단 신탁소에 오면 피티아라고 불리는 무녀가 있다. 사람들이 신탁을 청하면 신에 의해 결정된 신탁이 이 무녀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그러나 이때 무녀가 내뱉는 말은 신의 대리인으로서 하는 말이기에 듣기에 애매한 주술적인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경우에는 또 다시 이를 해석해 주는 중간 전달자에 의해 시문으로 옮겨져 전달되기도 한다. 때로는 중간 전달자에 의해 전달된 시문의 신탁에도 뜻이 분명하지 않은 것들이 있어 결국 신탁을 받으러 온 사람이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행동하는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 다시보기

우리의 생활 속까지 침투한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의 차원을 넘어 문학 예술 작품으로까지 발전했으며, 이것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읽히면서 우리 생활 속 깊숙이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가 은연중에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을 살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아킬레스건, 에로스 사랑, 아가페 사랑, 마이더스의 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태풍(Typhoon), 에로티시즘(eroticism), 월계관 등등. 우리가 가끔 잘난 체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이러한 용어들이 모두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선 아킬레스건을 살펴보자.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 뼈를 이루고 있는 힘줄을 뜻하는 말로 쓰이는데, 이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발뒤꿈치에서 유래되어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말이다.

또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에로스 사랑', '아가페 사랑'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보편화되어 있을 정도이다. 이때 등장하는 에로스와 아가페는 모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에로스는 남녀 간의 사랑을 주관하는 신이요, 아가페는 아들을 끔찍이도 사랑했던 고대 그리스의 왕비 이름이다. 따라서 에로스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남녀 간의 사랑을 뜻하는 말로 쓰이며, 아가페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즉 무조건적인 사랑을 뜻한다.

어떤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업적 수완이 있는 사람, 또는 남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 등을 칭할 때 자주 쓰는 말이 바로 '마이더스의 손'이다. 이 말에 등장하는 마이더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다스(Midas)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말이다. 미다스는 프리지아(Phrygia)라는 곳의 왕으로, 디오니소스(Dionysus) 신으로부터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인지 금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받았었는데, 이를 빗대어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말이 탄생하였다.

평상시에 잘 쓰이지 않으나 학문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말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것이 있다. 이는 주로 아버지를 경계하고 어머니만 의지하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빗대어 사용하는 말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 왕이 자신의 어머니와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에서 유래되었다. 또한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어머니를 범한 사실을 빗대어 이때부터 최초의 '비극'이 탄생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여름철 우리에게 다가와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리는 '태풍' 또한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태풍의 영어명은 타이푼(Typhoon)인데 이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낳은 괴물 티폰(Typhon)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휘몰아쳐 오는 태풍을 티폰 괴물에 비유하여 이러한 용어를 탄생시켰다.

'에로티시즘(eroticism)'은 아마 우리 생활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용어가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야한 영화 이야기를 할 때 꼭 등장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이 말 역시 사랑의 여신 에로스에서 유래한 것임은 누구나 금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우승자에게 씌워주는 월계관 역시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하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론의 구애를 피해 달아나던 다프네가 월계수로 변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후로 아폴론이 다프네를 기념하기 위하여 월계관을 씌운 것이 유래가 되어 올림픽 승자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고 있다.

직분그리스명로마명영어명
사랑과 미의 여신Aphrodite (아프로디테)Venus (베누스)Venus (비너스)
태양의 신Apollon (아폴론)Phoebus (포에부스)Apollo (아폴로)
전쟁의 여신Ares (아레스)Mars (마르스)Mars (마스)
달과 사냥의 여신Artemis (아르테미스)Diana (디아나)Diana (다이아나)
지혜의 여신Athena (아테나)Minerva (미네르바)Minerva (미네르바)
아름다움의 여신Charites (카리테스)Gratiae (그라티애)Grace (그레이스)
농경의 신Cronos (크로노스)Saturnus (사투르누스)Saturn (새턴)
농업과 결혼의 여신Demeter (데메테르)Ceres (케레스)Ceres (세레스)
술의 신Dionysos (디오니소스)Bacchus (바쿠스)Bacchus (바커스)
새벽의 신Eos (에오스)Aurora (아우로라)Aurora (오로라)
사랑의 신Eros (에로스)Cupid (쿠피드)Cupid (큐피드)
대지의 여신Gaia (가이아)Terra (테라)Gaea (가이아)
명계의 신Hades (하데스)Dis (디스)Pluto (플루토)
청춘의 여신Hebe (헤베)Juventa (유벤타)-
태양의 신Helios (헬리오스)Sol (솔)Sol (솔)
불과 대장장이의 신Hephaestos (헤파이스토스)Vulcanus (불카누스)Vulcan (벌컨)
제우스의 본처Hera (헤라)Juno (유노)Juno (주노)
전령의 신Hermes (헤르메스)Mercurius (메르쿠리우스)Mercury (머큐리)
불과 화로의 신Hestia (헤스티아)Vesta (베스타)Vesta (베스타)
잠의 신Hypnos (히프노스)Somnus (솜누스)-
제우스의 애인Lato (라토)Latona (라토나)Leto (레토)
예술의 여신Mousai (무사이)Mousai (무사이)Muse (뮤즈)
승리의 여신Nike (니케)Victoria (빅토리아)Victoria (빅토리아)
목신(牧神)Pan (팬)Faunus (파우누스)Faun (폰)
명계의 여왕Persephone (페르세포네)Proserpine (프로세르피네)Proserpina (프로서피나)
바다의 신Poseidon (포세이돈)Neptunus (넵투누스)Neptune (넵튠)
영혼의 신Psukhe (프쉬케)Psyche (프시케)Psyche (사이키)
풍요의 여신Rhea (레아)Cybele (키벨레)Cybele (시빌리)
달의 여신Selene (셀레네)Luna (루나)Luna (루나)
죽음의 신Thanatos (타나토스)Mors (모르스)-
행운의 여신Tyche (티케)Fortuna (포르투나)Fortune (포튠)
하늘의 신, 가이아의 남편Uranos (우라노스)Caelus (카엘루스)Uranus (우라누스)
올림푸스 신족의 주신Zeus (제우스)Jupiter (유피테르)Jupiter (주피터)
신들의 그리스명, 로마명, 영어명 대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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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여기 등장하는 신의 이름은 그리스명으로 표기하였으며, 로마명은 "신들의 그리스명, 로마명, 영어명 대조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침나무 집필자 소개

저자 아침나무는 8명으로 구성된 전문 작가 모임으로, 아동물에서 일반물에 이르는 다양한 도서를 함께 생각하고 기획하며, 집필한다. [세계의 전설] 역시 기획부터 집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인..펼쳐보기

출처

세계의 신화
세계의 신화 | 저자아침나무 | cp명(주)삼양미디어 도서 소개

초자연적이고 합리적인 허구의 세계 신화! 그 속에 우리 삶의 철학과 근간이 들어 있다! 세계의 신화는 크게 우리 신화와 서양 신화와 동양 신화로 나누었다. 그리스 로마..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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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그리스 로마 신화세계의 신화, 아침나무, (주)삼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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