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 소개

정약용(丁若鏞)이 15세 황상(黃裳)에게

余勸山石治文史,

여권산석치문사,

 

山石逡巡有愧色而辭曰: 我有病三,

산석준순유괴색이사왈: 아유병삼,

 

一曰鈍, 二曰滯, 三曰戞,

일왈둔, 이왈체, 삼왈알,

 

余曰學者有大病三, 汝無是也,

여왈학자유대병삼, 여무시야,

 

一敏於記誦, 其弊也忽, 二銳於述作, 其弊也浮, 三捷於悟解, 其弊也荒,

일민어기송, 기폐야홀, 이예어술작, 기폐야부, 삼첩어오해, 기폐야황,

 

夫鈍而鑿之者, 其孔也闊, 滯而疏之者, 其流也沛, 戞而磨之者, 其光也澤,

부둔이착지자, 기공야활, 체이소지자, 기유야패, 알이마지자, 기광야택,

 

曰鑿之奈何? 曰勤, 疎之奈何? 曰勤, 磨之奈何? 曰勤,

왈착지내하? 왈근, 소지내하? 왈근, 마지내하? 왈근,

 

曰若之何其勤也? 曰秉心確.

왈약지하기근야? 왈병심확.

 

 

내가 산석(황상의 아명)에게 '문사를 공부하도록 하라'고 말했더니,

 

산석이 머뭇머뭇 부끄러워하는 기색으로 핑계를 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한테는 병이 세 가지가 있어서요,첫째는 둔하고, 둘째는 꽉 막혔고, 셋째는 미욱합니다."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공부하는 자들은 큰병을 세 가지나 가지고 있는데

너는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구나!

 

첫째는 기억력이 뛰어난 것으로, 이는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을 낳고,

둘째는 글 짓는 재주가 좋은 것으로, 이는 허황한 데 흐르는 폐단을 낳으며,

셋째는 이해력이 빠른 것으로, 이는 거친 데 흐르는 폐단을 낳는단다.

 

둔하지만 공부에 파고드는 자는, 식견이 넓어질 것이고,

막혔지만 잘 뚫는 자는, 흐름이 거세질 것이며,

미욱하지만 잘 닦는  자는, 빛이 날 것이다.

 

파고드는 방법은 무엇이냐? 근면함이다,

뚫는 방법은 무엇이냐? 근면함이다,

닦는 방법은 무엇이냐? 근면함이다,

 

그렇다면 근면함을 어떻게 지속하느냐?

마음 가짐을 확고히 하는 데 있다."

 

 

 

※ 황상(黃裳)은 후에 호를 치원(巵園)이라 했고 ≪치원유고(巵園遺稿)≫가 있다. 그 속에 <임술기(壬戌記)>가 있고

 

그 내용 중에 삼근계(三勤戒)라 불리는 위의 내용이 들어있다.

 

※ 정약용(丁若鏞)의 호는 열수(水),다산(茶山),여유당(與猶堂),사암(俟菴),탁옹(籜翁),태수(苔叟),자하도인(紫霞道人),

 

철마산초(鐵馬山樵),삼미자(三眉子),문암일인(門巖逸人) 등이 있다고 한다.

 

 

해서체로 써 본 '삼근계(三勤戒)'
한글번역본, 정약용이 글을 써 준 해를 1803년으로 정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