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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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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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늬 아바님ᄭᅴ 샹ᄇᆡᆨ[4] 병슐 뉴월 초ᄒᆞᄅᆞᆫ날 지븨셔 자내 샹해 날ᄃᆞ려 닐오ᄃᆡ 둘히 머리 셰도 록 사다가 ᄒᆞᆷᄭᅴ 죽쟈 ᄒᆞ시더니 엇디ᄒᆞ 야 나ᄅᆞᆯ 두고 자내 몬져 가시ᄂᆞᆫ 날ᄒᆞ고 ᄌᆞ식ᄒᆞ며 뉘긔 걸ᄒᆞ야 엇디ᄒᆞ야 살라 ᄒᆞ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ᄂᆞᆫ고 자내 날 향ᄒᆡ ᄆᆞᄋᆞ믈 엇디 가지며 나ᄂᆞᆫ 자내 향 ᄒᆡ ᄆᆞᄋᆞ믈 엇디 가지던고 ᄆᆡ양 자내ᄃᆞ려 내 닐오ᄃᆡ ᄒᆞᆫᄃᆡ 누어셔 이 보소 ᄂᆞᆷ도 우리 ᄀᆞ티 서ᄅᆞ 에엿ᄲᅵ 녀겨 ᄉᆞ랑ᄒᆞ리 ᄂᆞᆷ도 우리 ᄀᆞᄐᆞᆫ가 ᄒᆞ야 자내ᄃᆞ려 니ᄅᆞ더니 엇디 그런 이ᄅᆞᆯ ᄉᆡᆼ각디 아녀 나ᄅᆞᆯ ᄇᆞ리고 몬져 가시ᄂᆞᆫ고 자내 여ᄒᆡ고 아ᄆᆞ려 내 살 셰 업 ᄉᆞ니 수이 자내 ᄒᆞᆫᄃᆡ 가고져 ᄒᆞ니 날 ᄃᆞ 려가소 자내 향ᄒᆡ ᄆᆞᄋᆞ믈 ᄎᆞᄉᆡᆼ 니ᄌᆞᆯ 줄 리 업ᄉᆞ니 아ᄆᆞ려 셜운 ᄠᅳ디 ᄀᆞ이 업 ᄉᆞ니 이내 안ᄒᆞᆯ 어ᄃᆡ다가 두고 ᄌᆞ식 ᄃᆞ리고 자내ᄅᆞᆯ 그려 살려뇨 ᄒᆞ노이 다 이 내 유무 보시고 내 ᄭᅮ메 ᄌᆞ셰 와 니 ᄅᆞ소 내 ᄭᅮ메 이 보신 말 ᄌᆞ셰 듣고져 ᄒᆞ야 이리 서 년뇌 ᄌᆞ셰 보시고 날ᄃᆞ려 니 ᄅᆞ소 자내 내 ᄇᆡᆫ ᄌᆞ식 나거든 보고 사롤 일 ᄒᆞ고 그리 가시ᄃᆡ ᄇᆡᆫ ᄌᆞ식 나거든 누ᄅᆞᆯ 아바 ᄒᆞ라 ᄒᆞ시ᄂᆞᆫ고 아ᄆᆞ려 ᄒᆞᆫᄃᆞᆯ 내 안 ᄀᆞᄐᆞᆯ가 이런 텬디 가슨 ᄒᆞᆫ이리 〈윗부분〉[5] 하ᄂᆞᆯ 아래 ᄯᅩ 이실가 자내ᄂᆞᆫ ᄒᆞᆫ갓 그리 가 겨실 ᄲᅮ거니와 아ᄆᆞ려ᄒᆞᆫᄃᆞᆯ 내 안ᄀᆞ티 셜울가 그지그지 ᄀᆞ이업서 다 몯 서 대강만 뎍뇌 이 유무 ᄌᆞ셰 보시고 내 ᄭᅮ메 ᄌᆞ셰와 뵈고 ᄌᆞ셰 니르소 나ᄂᆞᆫ ᄭᅮ믈 자내 보려 믿고 인뇌이다 몰래 뵈쇼셔 〈첫부분〉[6] 하 그지그지 업서 이만 젹뇌이다 |
원이 아버님께 올림 병술년[7]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네 늘 나더러 이르되 둘이 머리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자네 먼저 가시는가. 나와 자식은 누구 말 듣고 어찌하여 살라 하고 다 버리고 자네 먼저 가시는가. 자네 날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으며 나는 자네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던가. 늘 자네더러 함께 누워서 내가 이르되 이보소 남들도 우리 같이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 남들도 우리 같을까 하여 자네더러 이르더니 어찌 그런 일을 생각치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 자네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 얼른 자네한테 가고자 하니 날 데려가소. 자네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줄이 없으니 아무리 해도 서러운 뜻이 끝이 없으니 이 내 마음 어디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네를 그리며 살까 하노이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 자세히 일러 주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히 듣고자 하여 이렇게 써넣으니 자세히 보시고 나더러 일러 주소. 자네 내 밴 자식 낳거든 보고 사뢸 것 있다며 그리 가시되 밴 자식 낳거든 누구를 아빠 하라 하시는가.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을까. 이런 천지 같은 한이 〈윗부분〉 하늘 아래 또 있을까. 자네는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러울까. 그지그지 끝이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으니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 자세히 보고 자세히 일러 주소. 나는 꿈에 자네 보리라 믿고 있노이다. 몰래 보여주소서. 〈첫부분〉 하 그지그지없어 이만 적노이다. |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丙戌年. 1586년) 유월 초하룻날
자네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자네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자네 먼저 가십니까?
자네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자네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자네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은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자네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자네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자네를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자네를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아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자네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자네,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하래 또 있겠습니까?
자네는 한갓 그곳에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 자네를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하여간에 400년 전에 이런 꿈결 같고 애틋한 사랑의 영혼이 있었다. 그는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 저만 할까 궁금하고 마음 한구석이 맹맹하다.
보성 이 씨 족보에 의하면 원이 아버지는 이응태(1556-1586)라는 사람으로 31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의 부인인 원이 엄마에 관한 내용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러니 더더욱 원이 엄마의 사랑이 크게 보이고 가슴 절여온다.
더욱 가슴 시리게 하는 사연이 있다.
목관 속에는 사랑과 영혼의 편지 이외에 한지(韓紙)에 싸인 미투리 한 짝이 나왔다. 머리카락과 삼(麻)으로 짠 미투리다. 미투리를 싼 한지(韓紙)는 많이 훼손되었으나 “ 내 머리카락을 배어 신을……….”“이 신을 신어 보지도 못하고…….”라는 내용의 편지가 나왔다.
아마도 원이 아버지가 병석(전염병)에 누워 있는데 원이 엄마는 남편의 빠른 쾌유를 빌면서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으로 미투리를 삼았으리라. 그러나 무정하게도 원이 아버지는 31살에 세상을 떠나니 원이 엄마는 남편이 죽어서라도 이 신을 신고 가라고 영혼의 편지와 함께 넣었으리라.
400년 전의 사랑이 현몽하듯 우리 눈앞에 나타나 우리에게 지금의 이야기처럼 절절하고 애절하며 마음 찡하게 전 할 수 있을까?
하여간에 지금에 사는 우리에게 찐한 감동과 얼얼한 내상을 준다.
그는 이런 마음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원이 엄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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