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노트

미래의 산업생태계,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농민신문(2023년 9월25일 월요일) 18면 경제산책, 김대래(신라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

 

  18세기말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은 인류의 경제생활을 전환하는 분수령이었다. 생산력의 발전에서 결정적인 진보를 이룬 대사건이었다. 도구를 사용하던 생산방식을 기계로 대체한 산업혁명으로 인류는 비로소 인구보다 식량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크게 보면 지금도 우리는 이 산업혁명의 연장선에 있다. 기계·기술의 발달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생산력이 높아지고 사회도 이에 대응해 변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은 지금의 과학·기술 발전은 과거 산업혁명과는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인식이다.

  2016년 타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러한 인식을 처음 피력한 사람이다. 토플러는 인류의 경제생활을 3단계로 나누고 그 문명에 '물결(Wav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만년 전 농업혁명, 18세기말 산업혁명 그리고 오늘날 인류는 정보혁명인 '제3의 물결'에 접어들었다고 보았다. 제3의 물결 시대에는 탈대량화와 다양화, 지식에 기반을 둔 생산, 재택근무 등이 일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플러는 더 나아가 새로운 물결로 넘어가는 변화의 기간이 점차 짧아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수천년 걸렸던 농업혁명과 달리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약 300년 만에 완성됐다. 제3의 물결인 정보혁명은 아주 단기간에 이루어지리라 전망했다. 토플러의 예상은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실제로 정보혁명은 가속화돼 눈이 부실 정도로 세상을 바꿨다. 그 결과 정보혁명 내에서 다시 단계를 구분하면서 기술 발전을 돌아보는 것이 일반화됐다. 이제는 일상적인 용어로 자리잡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이란 18세기말의 대변혁 후 4차례의 기술 발전이 있었으며 현재는 4단계에 와 있다는 인식이다.

   산업혁명을 포함해 4차례의 큰 기술적 진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하는 것에는 약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3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3개의 굵직한 발명품들이 기술혁명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1993년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월드와이드웹(www)이 등장했다. 이로써 사람들은 세계 어디에 있든 소통이 가능해졌다. 2007년에는 우리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꾼 스마트폰이 발명됐다. 컴퓨터가 모든 것을 삼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국 전화기가 컴퓨터를 압도하는 대역전이 일어났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오픈에이아이(AI)'가 지난해 11월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대화형인공지능서비스)를 공개하면서 던진 충격을 생각해보면 그 영향력을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AI혁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 또한 앞으로 몇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해 그 파급력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한다.

  1단계가 데이터를 확보해 AI를 개발하는 것이라면 2단계는 기업과 연계해 AI를 고도화하는 단계다. 2단계에서 기업들은 초거대 AI 기술 기업과 연합해 맞춤형 AI를 도입할 것이다. 현재는 이 2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AI로 인해 산업 전체가 자동화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한다.

  AI 기업과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유기적으로 연동해 만들어낼 수많은 서비스는 산업생태계를 전면적으로 바꿀 것이다. 실제로 챗GPT가 공개된지 몇달 지나지 않아 많은 기업이 각종 AI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초거대 AI를 도입한 기업들은 이미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을 쏟아내고 있다. 앞으로 AI 만큼 광범위하게 산업 생태계를 흔들 것은 없어 보인다. 이런 흐름에 우리도 뒤처져서는 안될 것이다. AI는 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럴 때가 있다 - 이정록  (1) 2024.01.11
전쟁 같은 맛-그레이스M.조  (0) 2023.09.03
빛을 늦추고 티끌에 같이 한다  (0) 2023.03.25
타산지석 他山之石  (0) 2023.03.18
절차탁마 切瑳琢磨  (1) 202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