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출명저파비 人怕出名猪怕肥' :
‘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 怕(두려워할 파) a.두려워하다 b.부끄러워하다
‘월클’ 손흥민 선수 키워낸 손웅정 ‘강한 리더십’ 돌풍
“‘얼마나 뿌듯하냐, 얼마나 자랑스러우냐, 얼마나 기쁘냐’라는 질문 앞에서 나는 속으로 삼키는 감정이 있다. 바로, 두려움이다. 나는 흥민이가 어린 시절부터 상 같은 걸 받아 올 때면 ‘축하한다, 고생했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면서 그 상장과 상패는 분리수거하고 들어와라’라고 말했다. 자신이 이룬 성과에 만족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중에서
“나는 내가 했던 축구의 내용이 부끄러웠다. 기본기가 없어도 성적은 내야 했다. 죽기 살기로 뛰었고 몸은 금방 망가졌다. 유소년 축구 지도자의 꿈을 품게 되면서 우리가 그간 해왔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싹텄다.”
그는 자신의 축구 이상에 미치지 못한 현역 시절을 합리화하는 대신 처절한 성찰을 통해 아들에게는 철저히 기본기를 중시하는 축구 교육을 했고, 그 결과 아들은 세계 최고 반열의 선수로 성장했다. 손흥민은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흥민이가 함부르크에서 처음 계약했을 때, 분데스리가 데뷔 골을 넣었을 때 사람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라고들 표현했다. 하지만 이 세상에 혜성같이 나타난 선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기본기가 그때 비로소 발현된 것일 뿐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정말 혹독하게 키웠다. 낙숫물이 떨어져서 바위를 뚫는 듯한 반복. 그 꾸준함과 끈질김이 필요했다. 그곳에서 기본기가 시작된다. 아비가 무서우니 말은 못했겠지만 지루하고 지쳤을 테다. 흥윤이와 흥민이를 훈련시킬 때 ‘의붓아버지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 혹독한 시간을 돌아보면 아이들에게 너무도 미안하다. 아직도 혼자서 가슴속으로 울 때가 많다.”
“부모님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내가 낳은 자식이라 해도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또 다른 인생이 있다. 불안하고 초조하다면,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건 다 부모의 욕심에서 기인한 것이다.”
“부모가 냉정해야 아이가 강해진다.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를 컨트롤할 힘을 길러주어야 했다.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면 어떤 상황도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하지 않으면 통제된다. 공도, 삶도 스스로 컨트롤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흥민이 경기가 있는 날이면 나는 밥 먹는 것을 포기한다. 흥민이 경기하는 날 뭘 먹었다 하면 체하지 않는 날이 없기 때문이다. 관람석의 나는 굳어진 얼굴을 한시도 펼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는 내 마음속 소리는 오직 ‘오늘도 흥민이가 부상 없이 행복한 경기를 마쳐야 할 텐데…’이다. 한번도 마음 편히 경기를 관람한 적 없는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의 경기를 마음 편히 볼 수 없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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