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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군자화이부동 君子和而不同

  이 글은 《논어》 자로편(子路篇)에 있는 것이다.

  《논어》에는 덕이 있는 군자에 대하여 말한 곳이 몹시 많다.

  《논어》에 의하면 실로 117조항의 많음에 이르지만, 그 대부분은 군자와 소인을 아울러 논하고 있다.

이 글도 그 중의 하나이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 군자는 도리에 화합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않으며, 소인은 부화뇌동하고 도리에 화합하지 아니한다."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그러면 <和>와 <同>은 어떻게 다른가?

<和>는 조화를 이루어 도리에 화합하여 어긋나지 않는 일이고, <同>은 부화뇌동하여 자기에게 일정한 견해가 없이, 단지 상대방에게 따르며 아첨하는 것이 그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左傳》 소공(昭公) 20년(B.C 522년)에 실린 글이 크게 참고가 될 것이다.

齊나라 경공(景公)이 사냥에서 돌아왔을 때, 재상인 안영(晏嬰)이 천대(遄臺)에서 기다리고 있자, 간사한 신하인 양구거(梁丘據)도 수레를 달려 찾아왔다.

경공이 그를 보자 이렇게 말했다.

" 오직 양구거와 나는 마음이 맞는 거야."

그러자 안영은 이렇게 대답했다.

"양구거도 똑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그것을 조화를 이루었다 할 수 있겠나이까?"

경공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화(和)와 동(同)과는 어떻게 다른가?"

 

그러자 안영은 그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것입니다. 和란 국과 같습니다. 물과 불과 고기와 소금과 양념을 넣고 고기를 삶습니다. 이것을 삶는데 섶나무로써

 

하고, 요리인이 이것을 화합시키고, 이것을 갖추는데 맛으로써 하며, 그 미치지 못하는 것을 소금으로써 하고, 그 지나친 것

 

을 물로써 맞추나이다. 君子가 이것을 먹음에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하나이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도 또한 이와 같나이다. 임

 

금이 말하는 바에 잘못이 있으면, 신하가 그 잘못을 간하여 그것을 옳게 이루어야 하나이다. 임금이 그른 것을 말함에 있어

 

옳다고 한다면, 힌하는 옳음을 간하여 그릇됨을 없게 해야 하나이다. 이로써 정치가 평화로와져서 범하지 않고, 백성들에게

 

다투는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양구거는 그렇지 않나이다. 임금이 옳다고 양구거도 옳다고 말하고, 임금이 그르다고

 

말씀하시면 양구거도 그르다고 말하나이다. 이것은 물에 물을 탄 것과 같으니, 누가 이것을 능히 먹겠나이까? 거문고와 비

 

파가 서로 어울림과 같으니, 누가 능히 이것을 듣겠나이까? 뇌화부동의 옳지 않음이 이와 같나이다."

 

 

이상의 설명으로써 <和>와 <同>의 다른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안자춘추(晏子春秋)》 卷四 外篇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