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학이편(學而篇)에는 《시경》에 실려 있는 시가 인용되고 있다.
자공(子貢)이 공자께 여쭈었다.
" 가난해도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면서 교만함이 없는 것은 어떠하나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그러나 가난해도 道를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 예절을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니라."
자공이 다시 여쭈었다.
"시경에 이르기를, 끊는듯이 하고, 닦는 듯이 하며, 쪼는듯이 하고,가는듯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이것을 이름이니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賜)야, 비로소 더불어 시를 논할 만하구나, 지난 일들을 일러 주었더니 닥쳐올 일까지 아는구나."
子貢曰 貧而無諂(諂:아첨할 첨)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子貢曰 詩云 如切如瑳(瑳:깨끗할 차)
如琢(琢:쫄 탁)如磨 其斯之謂,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여기에서 자공이 인용한 싯귀는 《詩經》의 위풍(衛風) <기오(淇奧)>라는 3절로 이루어진 시의 제1절이다.
저 기수 물가를 보니, 푸른 대나무가 무성하도다.
빛나는 군자가 있어, 끊는 것 같고 닦는(瑳) 것 같으며, 쪼는 것 같고 가는(磨) 것 같도다.
瞻(瞻:쳐다볼 첨)彼淇奧 綠竹猗猗(猗:아름다울 의)
有匪君子 如切如瑳
如琢如磨
<기오(淇奧)>의 시는 切瑳琢磨하여 학문과 덕을 쌓은 군자를 비유한 것으로, 기수의 물가를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가 아름답게 무성해 있다. 그 푸른 대나무와 같이 아름답게 무성한 군자는, 切瑳琢磨하여 학문과 덕을 닦아, 엄숙하고 위엄이 있으며 밝게 빛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군자를 백성들은 길이 잊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大學》에도 이 시가 인용되어 있다.
끊는 것과 같고 닦는 것과 같다는 것은 학문을 말하는 것이고, 쪼는 것과 같고 가는 것과 같다는 것은 스스로 덕을 닦는다는 뜻이다.
如切如瑳者道學也 如琢如磨者自修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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