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자 250句, 八자 125節의 1000字 文章 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의 올바른 이해>
천자문은 다만 일천(一千)자의 글자를 모은 것이 아니고, 천자문은 엄연한 문장(文章)임을 인식합니다.
옛 사람들의 지혜와 세상과 우주를 이해하는 넓고 깊은 철학이 담긴 시집(詩集)이며 문장이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자 250구, 8자 125절의 대문장(大文章)의 내용을 알아보는 데에 뜻이 있습니다.
[욕망하는 천자문-문자 속에 숨은 권력, 천자문 다시 읽기-김근 지음, 삼인]에서 발췌해 옮김
1절. 天地玄黃(천지현황)하고 宇宙洪荒(우주홍황)이라.
하늘과 땅은 검고 누르며, 우주는 넓고 거칠다.
2절. 日月盈昃(일월영측)하고 辰宿列張(진숙열장)이라.
해와 달은 차고 기울며, 별과 별자리들은 열지어 펼쳐져 있다.
3절. 寒來暑往(한래서왕)하고 秋收冬藏(추수동장)이라.
추위가 오면 더위는 가고, 가을에 거둬들이고 겨울에 갈무리한다.
4절. 閏餘成歲(윤여성세)하고 律呂調陽(율려조양)이라.
윤달이 한 해를 완성하고,육률(六律),육려(六呂)로 음양을 조절한다.
*육률:황종(黃鐘) 태주(太蔟) 고선(姑洗) 유빈(甤賓) 이칙(夷則) 무역(無射)
*육려:대려(大呂) 협종(夾鐘) 중려(仲呂) 임종(林鐘) 남려(南呂) 응종(應鐘)
5절. 雲騰致雨(운등치우)하고 露結爲霜(로결위상)이라.
구름이 빨리 올라가서 비를 오게 하고, 이슬이 맺혀서 서리가 된다.
6절. 金生麗水(금생여수)하고 玉出崑岡(옥출곤강)이라.
금은 여수에서 나고, 옥은 곤륜산에서 나온다.
*여수(麗水):오늘날 중국의 금사강(金沙江)이 운남성(雲南省) 여강납서족(麗江納西族) 자치현으로 유입되는 북쪽 지역을 지칭함.
7절. 劍號巨闕(검호거궐)하고 珠稱夜光(주칭야광)이라.
칼 중에서는 거궐을 입에 올려 부르고, 구슬 중에서는 야광주를 일컫는다.
8절. 果珍李柰(과진이내)하고 菜重芥薑(채중개강)이라.
과일 중에서는 오얏과 사과를 진귀하게 여기고, 채소 중에서는 겨자와 생강을 소중히 여긴다.
9절. 海鹹河淡(해함하담)하고 鱗潛羽翔(린잠우상)이라.
바닷물은 짜고 하천물은 심심하며, 비늘 있는 것은 물에 잠겨 다니고 깃 있는 것은 공중을 날아다닌다.
10절. 龍師火帝(용사화재)요 鳥官人皇(조관인황)이라.
용으로 관직명을 삼은 임금님과 불의 품덕(品德)을 표방한 임금님이 계셨고,
새 이름으로 관직명을 삼은 임금님과 인문으로 다스린 임금님이 계셨다.
11절. 始制文字(시제문자)하고 內服衣裳(내복의상)이라.
비로소 문자를 만들었고, 처음으로 저고리와 치마를 입게 하였다.
12절. 推位讓國(퇴위양국)하고 有虞陶唐(유우도당)이라.
천자의 자리를 양여하고 나라를 넘겨준 분은, 유우씨(有虞氏)와 도당씨(陶唐氏)이다.
13절. 弔民罰罪(조민벌죄)는 周發殷湯(주발은탕)이라.
백성을 불쌍히 여기고 죄지은 자들을 친 분들은, 주나라 무왕(武王) 발(發)과 은나라 탕왕(湯王)이다.
14절. 坐朝問道(좌조문도)하면 垂拱平章(수공평장)이라.
조정에 앉아서 도(道)를 물으면,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 채로도 밝히 다스려진다.
15절. 愛育黎首(애육려수)하고 臣伏戎羌(신복융강)이라.
백성들을 아껴 기르고, 오랑캐들을 신하로 복종시킨다.
16절. 遐邇壹體(하이일체)하니, 率賓歸王(솔빈귀왕)이라.
먼 곳과 가까운 곳이 한 몸이 되니, 거느리고 와서 복종하고 천자에게 귀의한다.
17절. 鳴鳳在樹(명봉재수)하고, 白駒食場(백구식장)이라.
우는 봉황새는 나무에 있고, 흰 망아지는 마당에서 싹을 먹는다.
18절. 化被草木(화피초목)하고, 賴及萬方(뢰급만방)이라.
교화(敎化)가 풀과 나무도 입히고, 믿고 의지함이 온 구석구석에까지 미친다.
19절. 蓋此身髮(개차신발)에는, 四大五常(사대오상)이라.
무릇 이 몸과 터럭에는,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사대(사대):사람의 몸을 형성하는 네 가지 물질적 요소, 흙(土), 물(水), 불(火), 바람(風)
*오상(오상): 사람에게 편치 않는 것 다섯 가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20절. 恭惟鞠養(공유국양)하니, 豈敢毁傷(기감훼상)이리오.
실피고 길러주심을 공손히 생각하니, 어찌 감히 헐고 다치게 하겠는가.
21절. 女慕貞烈(여모정렬)하고, 男效才良(남효재량)이라.
여자는 지조가 곧고 굳음을 사모하고, 남자는 재사(才士)와 현인(賢人)을 본받는다.
22절. 知過必改(지과필개)하고, 得能莫忘(득능막망)하라.
허물을 알았다면 반드시 고치고,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이를 잊지 말라.
23절. 罔談彼短(망담피단)하고, 靡恃己長(미시기장)하라.
저들의 단점에 대하여 말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에 의지하지 말라.
24절. 信使可覆(신사가복)이요, 器欲難量(기욕난량)이라.
약속은 말대로 (실천에) 옮길 수 있게 하고, 그릇은 헤아리기 어렵도록 되고자 한다.
25절. 墨悲絲染(묵비사염)하고, 詩讚羔羊(시찬고양)이라.
묵자는 실이 물 든 것을 탄식하였고, 『시경』은 「고양」편을 찬양하였다.
26절. 景行維賢(경행유현)하고, 克念作聖(극념작성)이라.
큰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고, 능히 생각할 수 있으면 성인이 된다.
27절. 德建名立(덕건명립)하고, 形端表正(형단표정)이라.
덕이 세워지면 이름은 (저절로) 서게 되고, 몸매가 단정하면 겉옷이 바르게 된다.
28절. 空谷傳聲(공곡전성)하고, 虛堂習聽(허당습청)하니라.
빈 골짜기에서라도 소리는 전달되고, 빈 대청에서는 들림이 겹쳐진다.
29절.禍因惡積(화인악적)이요, 福緣善慶(복연선경)이라.
재앙은 악행이 쌍여서 비롯되는 것이고, 복은 선행의 끝에 받을 경사와 같은 가선으로 꿰매져 있다.
30절. 尺壁非寶(척벽비보)요, 寸陰是競(촌음시경)이라.
한 자 되는 구슬이 귀히 여길 보배가 아니라, 한 치 그림자의 움직임이 다툴 만한 것이다.
31절. 資父事君(자부사군)할지니, 曰嚴與敬(왈엄여경)이라.
아비 섬김을 바탕으로 임금을 섬기니, 그것은 곧 엄숙함과 공경함이다.
32절. 孝當竭力(효당갈력)하고, 忠則盡命(충즉진명)하라.
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함에 있어서는 목숨을 다해야 한다.
* 법칙 칙(則)자가 조건의 내용을 접속하는 기능의 허사(虛辭)로 쓰였으므로 '즉'으로 읽음.
33절. 臨深履薄(림심리박)하고, 夙興溫凊(숙흥온정)하라.
깊은 물을 앞에 두고 있는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하고, 일찍 일어나 따뜻한지 시원한지를 살핀다.
34절. 似蘭斯馨(사란사형)하고, 如松之盛(여송지성)이라.
난초의 향기와 비슷하고, 소나무가 늘 무성함과 같다.
35절. 川流不息(천류불식)하고, 淵澄取映(연징취영)이라.
냇물은 흘러 쉬지 않고, 못 물이 맑으면 비춰봄을 얻을 수 있다.
36절. 容止若思(용지약사)하고, 言辭安定(언사안정)이라.
자태와 동작은 마치 생각하는 듯하고, 말과 화법은 쉽고 올바르다.
37절. 篤初誠美(독초성미)하고, 愼終宜令(신종의령)이라.
시작에 온 힘을 쏟는다면 진실로 아름답고, 마무리를 삼가면 마땅히 훌륭하게 될 것이다.
38절. 榮業所基(영업소기)요, 籍甚無竟(적심무경)이라.
(이 같은 것들이) 공 쌓는 일을 번영케 하는 기초가 된다면, (명성이) 성대해짐이 끝이 없을 것이다.
39절. 學優登仕(학우등사)하여, 攝職從政(섭직종정)이라.
배우면서 여력이 있으면 벼슬에 오르고, 관직을 (잠시) 대리하여 정치에 종사한다.
40절. 存以甘棠(존이감당)이면, 去而益詠(거이익영)이라.
이 팥배나무를 그대로 남겨두면, 떠나 갔어도 더욱 기려 읊는다네.
41절. 樂殊貴賤(악수귀천)하고, 禮別尊卑(예별존비)라.
음악은 신분의 높음과 낮음을 차이 짓고, 예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분별한다.
42절. 上和下睦(상화하목)하고, 夫唱婦隨(부창부수)라.
윗사람이 온화하면 아랫사람이 화목하고, 지아비가 부르면 지어미는 뒤에 따른다.
43절. 外受傅訓(외수부훈)하고, 入奉母儀(입봉모의)라. * 傅:스승 부
밖으로 나가서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집안에 들어앉아서 현모의 도리를 받든다.
* 傅(스승 부)
44절. 諸姑伯叔(제고백숙)은, 猶子比兒(유자비아)라.
모든 고모들과 큰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자기 자식과 똑같이 대하고 자기 아이처럼 친밀히 여긴다.
45절. 孔懷兄弟(공회형제)는, 同氣連枝(동기련지)라.
형제를 심히 그리워하는 것은, 기(氣)를 함께 나누고 가지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46절. 交友投分(교우투분)하고, 切磨箴規(절마잠규)라.
벗을 사귐에 있어서는 정분을 함께하고, 깎고 갈고 일깨워주고 바른 말로 잡아준다.
47절. 仁慈隱惻(인자은측)은, 造次弗離(조차불리)라.
인자함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황급한 때일지라도 떠나서는 안 된다.
48절. 節義廉退(절의렴퇴)는, 顚沛匪虧(전패비휴)라.
절개와 의리, 청렴함과 물러남은, 엎어지고 자빠지더라도 흠을 내지 않는다.
49절. 性靜靜逸(성정정일)하고, 心動神疲(심동신피)라.
본성이 고요하면 정서가 편히 놓이고, 마음이 움직이면 정신이 고달파진다.
50절. 守眞志滿(수진지만)하고, 逐物意移(축물의이)라.
신념을 지키면 의지가 충만해지고, 사물을 쫓아다니면 뜻이 바뀐다.
51절. 堅持雅操(견지아조)하면, 好爵自縻(호작자미)라.
바른 지조를 굳게 쥐고 있으면, 좋은 작위(爵位)가 저절로 걸려든다.
52절. 都邑華夏(도읍화하)는, 東西二京(동서이경)이라.
문화적인 중국에 큰 고을이 정해진 곳은, 동쪽과 서쪽에 있는 두 개의 서울이다.
53절. 背邙面洛(배망면락)하고, 浮渭據涇(부위거경)이라.
뒤로는 망산을 지고 앞으로는 낙수를 바라보며, 위수를 위로 띄우고 경수를 움켜쥐고 있다.
54절. 宮殿盤鬱(궁전반울)하고, 樓觀飛驚(누관비경)이라.
궁전들은 구불구불 이어져 들어차 있고, 누각(樓閣)과 관대(觀臺)들은 새가 날고 말이 놀라
솟구치듯 하다.
55절. 圖寫禽獸(도사금수)하고, 畵綵仙靈(화채선령)이라.
각종 새와 짐승을 그림으로 묘사하였고, 신선과 영험한 식물들을 채색해 그렸다.
56절. 丙舍傍啓(병사방계)하고, 甲帳對楹(갑장대영)이라.
시신(侍臣)들이 기거하는 병사가 양 옆으로 나란히 열려 있고,
온갖 보석으로 장식한 장막은 두 기둥 사이에 드리워졌다.
57절. 肆筵設席(사연설석)하고, 鼓瑟吹笙(고슬취생)이라.
돗자리를 펴고 방석을 깔아놓으며, 비파를 뜯고 젓대를 분다.
58절. 陞階納陛(승계납폐)하니, 弁轉疑星(변정의성)이라.
층층대를 올라가 처마 안 섬돌을 향하니, 고깔이 움직일 때마다 별인가 의심한다.
59절. 右通廣內(우통광내)하고, 左達承明(좌달승명)이라.
오른쪽으로는 광내로 통하고, 왼쪽으로는 승명(承明)에 다다른다.
*광내(廣內):한나라 때 궁정 안에 두었던 황제의 서고(書庫)
*승명(承明):한나라 미앙궁(未央宮)내에 있던 궁전인 승명전-학자들이 모여 저술 작업을 하던 곳-
60절. 旣集墳典(기집분전)하고, 亦聚群英(역취군영)이라.
옛 전적(典籍)들도 모으고, 뭇 영재들도 끌어모았다.
61절. 杜槀鍾隷(두고종례)요, 漆書壁經(칠서벽경)이라.
두조의 초서와 종요의 예서요, 옻칠로 글씨를 쓴 벽 속의 경전이다.
*槀(고:짚 고):'볍씨에서 싹이 나와 높이 자라기 시작하는 풀(草)의 단계'를 의미하며 초서(草書)를 나타냄
62절. 府羅將相(부라장상)하고, 路挾槐卿(노협괴경)이라.
관부에는 장수들과 정승들이 늘어서 있고, 길은 양 옆으로 삼경과 구공의 자리를 끼고 있다.
63절. 戶封八縣(호봉팔현)하고, 家給千兵(가급천병)이라.
호구 수로는 여덟 개 현을 봉지로 주었고, 그 가문에는 군사 일천 명을 주었다.
64절. 高冠陪輦(고관배련)하고, 驅穀振纓(구곡진영)이라.
높은 갓을 쓴 이들이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말을 몰아 바퀴를 굴릴 때 끈과 술들이 흔들린다.
65절. 世祿侈富(세록치부)하니, 車駕肥輕(거가비경)이라.
대대로 녹을 받아 크게 부유해지니, 수레와 말이 살찌고 가볍다.
66절. 策功茂實(책공무실)하고, 勒碑刻銘(늑비각명)이라.
공로를 일일이 산정해 줌으로써 충실함에 힘쓰게 하고, 비석에 새겨 명문(銘文)으로 파놓는다.
67절. 磻溪伊尹(반계이윤)이, 佐時阿衡(좌시아형)이라.
반계(磻溪)와 이윤(伊尹)은, (각각 무왕의) 때를 보필했고,(탕임금이)천하를 평정하기 위해 의지한 사람이다.
68절. 奄宅曲阜(엄택곡부)하니, 微旦孰營(미단숙영)이리오.
곡부 땅을 어루만져 다스리니, 주공(周公) 단(旦)이 아니면 누가 다스릴 수 있었을까.
*엄택(奄宅): 어루만지고 안정시키다.
69절. 桓公匡合(환공광합)하여, 濟弱扶傾(제약부경)이라.
환공은 (천하를) 바로잡고 (제후들을) 규합하여, 약소한 자를 구제해 주고 기울어져가는 자를 붙들어주었다.
70절. 綺回漢惠(기회한혜)하고, 說感武丁(열감무정)이라.
기리계(綺里系)는 한나라 혜제(惠帝)를 (제자리로)돌아오게 하였고, 부열은 무정 임금과 감응했다.
71절. 俊乂密勿(준예밀물)하니, 多士寔寧(다사식녕)이라.
뛰어난 인재들이 꼼꼼하고 부지런히 일하니, 선비가 많은 것이 곧 평안함이다.
72절. 晉楚更覇(진초경패)하고, 趙魏困橫(조위곤횡)이라.
진나라와 초나라는 번갈아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었고, 조나라와 위나라는 연횡으로 인하여 곤경에 빠졌다.
73절. 假途滅虢(가도멸괵)하고, 踐土會盟(천토회맹)이라.
길을 빌려서 괵(虢)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토(踐土)에 모여서 맹약을 맺었다.
74절. 何遵約法(하준약법)하고, 韓弊煩刑(한폐번형)이라.
소하(蕭何)는 간소한 법을 준수하였고, 한비는 번거로운 형법으로 피폐해졌다.
75절. 起翦頗穆(기전파목)은, 用軍最精(용군최정)이라.
백기와 왕전과 염파와 이목은, 용병술이 가장 정교하였다.
76절. 宣威沙漠(선위사막)하고, 馳譽丹靑(치예단청)이라.
위세를 사막으로 발양하고, 명예를 단청으로 멀리까지 떨쳤다.
77절. 九州禹跡(구주우적)이요, 百郡秦幷(백군진병)이라.
구주(九州)는 우 임금의 자취이고, 모든 군(郡)은 진나라가 아우른 것이다.
78절. 嶽宗恒岱(악종항대)하고, 禪主云亭(선주운정)이라.
오악은 항산과 대산을 마루로 삼고, 선(禪)과 제사는 운운산(云云山)과 정정산(亭亭山)을 종주로 삼는다.
79절. 雁門紫塞(안문자새)요, 鷄田赤城(계전적성)이라.
안문(雁門)과 북쪽 면방의 요새들이 있고, 계전과 적성이 있다.
*'안문'은 관명(關名)으로서 오늘날의 대동부 마을현 동남쪽에 있으며 안성(雁城)으로도 불렀다.봄에 기러기들이 북쪽으로 돌아갈 때 이곳을 반드시 경유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자새'는 곧 장성(長城)을 가리킨다.길이가 일만 리에 달하는 대성벽이다.
*'계전'은 역참(驛站) 이름으로 오늘날 기주(冀州)에 있다. '적성'은 옛날 치우(蚩尤)가 살던 곳으로 오늘날 선부(宣府)에 있다.
80절. 昆池碣石(곤지갈석)이요, 鉅野洞庭(거야동정)이라.
곤명지에서 갈석산 사이에, 거야 늪과 동정호가 있다.
*'동정호(洞庭湖)'는 호남성 북부와 양자강 남안에 위치한 '팔백리동정(八百里洞庭)'이라는 말 만큼 크고 넓은데, 실제로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81절. 광원면막(曠遠綿邈)하고, 암수묘명(巖岫杳冥)이라.
(땅이) 광활하여 아스라이 멀고, 바위와 산봉우리는 (높이 솟고) (물은) 아득히 깊다.
82절. 治本於農(치본어농)하니. 무자가색(務玆稼穡(무자가색)이라.
다스림은 농사에 뿌리를 두는 것이니, 바로 이 심고 거두는 일에 힘쓰게 한다.
83절. 俶載南畝(숙재남무)하니, 我藝黍稷(아예서직)하니라.
남쪽 밭에서 일을 시작하니, 나는 메기장과 차기장을 심는다네.
84절. 稅熟貢新(세숙공신)하고, 勸賞黜陟(권상출척)이라.
익은 곡식에 세금을 매기고 햇것을 공물로 바치며, 권면하고 상주며 내치고 올려준다.
85절. 孟軻敦素(맹가돈소)하고, 史魚秉直(사어병직)이라.
맹자는 바탕을 도탑게 하였고, 사어(史魚)는 곧바름을 견지하였다.
86절. 庶幾中庸(서기중용)이면, 勞謙謹勅(노겸근칙)하라.
중용에 가까우려면, 부지런히 일하고 겸손하며, 삼가고 경계하라.
87절. 聆音察理(영음찰리)하고, 鑑貌辨色(감모변색)이라.
소리를 듣고 이치를 살피며, 모양을 보고 기미를 분석한다.
88절. 貽厥嘉猷(이궐가유)하고, 勉其祗植(면기지식)하라.
그분에게 아름다운 계책을 주고, 그것을 공경히 심기에 힘쓰라.
*貽:줄 이
89절. 省躬譏誡(성궁기계)하고, 寵增抗極(총즉항극)하라.
자신의 몸에 책망받고 경고받을 만한 것이 있는지 살피고, 영화로움이 더해져 최고조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라.
90절. 殆辱近恥(태욕근치)하니, 林皐杏卽(임고행즉)하라.
위태로움과 굴욕은 부끄러움에 가까우니, 숲과 언덕으로 기꺼이 나아가라.
91절. 兩疏見機(양소견기)하니, 解組誰逼(해조수핍)이리오.
소광(疏廣)과 소수(疏受)는 기미(機微)를 알아차려, 도장끈을 풀면 누가 핍박하겠는가.
92절. 索居閒處(삭거한처)하니, 沈默寂寥(침묵적료)라.
홀로 떨어져 살고 한가로이 거처하니, 잠긴 듯 말이 없고 고요하구나.
93절. 求古尋論(구고심론)하며, 散慮逍遙(산려소요)라.
옛것과 (옛사람들이) 논설한 바를 찾으며, 근심을 버리고 유유히 거닐며 만족해 한다.
94절. 欣奏累遣(흔주루견)하고, 㥻謝幻招(척사환초)라.
기쁜 일은 아뢰어지고 걱정은 내쳐지며, 슬픔은 하직하고 환희는 손짓하여 부른다.
95절. 渠荷的歷(거하적력)하고, 園莽抽條(원망추조)라.
개천의 연꽃은 빛이 선명하고, 울 안의 잡초는 죽죽 뻗어 우거졌다.
96절. 枇杷晩翠(비파만취)하고, 梧桐早凋(오동조조)라.
비파나무는 늦게까지 푸른 색을 띠고, 오동나무는 일찍 시든다.
97절. 陳根委翳(진근위예)하고, 落葉飄颻(낙엽표요)라.
묵은 뿌리는 말라 시들고, 낙엽은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린다.
98절. 遊鯤獨運(유곤독운)하여, 凌摩絳霄(릉마강소)라.
곤어(鯤魚)는 홀로 자유로이 노닐다가, 하늘의 한계 밖을 넘어서 그 위를 미끄러지듯이 날아간다.
99절. 耽讀翫市(탐독완시)하니, 寓目囊箱(우목낭상)이라.
글읽기를 너무 좋아해서 저자에 물리도록 놀러갔으니, 눈길을 붙이기만 하면
그대로 주머니와 상자에 넣는 것이 된다.
100절. 易輶攸畏(이유유외)이니, 屬耳垣牆(속이원장)이라.
(말을) 쉽고 가볍게 하는 것은 두려워해야 할 바이니, 귀를 담장에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101절. 具膳飧飯(구선손반)하고, 適口充腸(적구충장)이라.
반찬을 갖춰서 밥을 물 말아먹고, 입에 맞춰서 창자를 채운다.
102절. 飽飫烹宰(포어팽재)하고, 飢厭糟糠(기염조강)이라.
배가 부르면 고기 요리도 물리고, 배가 고프면 술지개미와 겨도 물리도록 먹는다.
103절. 親戚故舊(친척고구)는, 老少異糧(노소이량)이라.
친척들과 어릴 적부터 사귀어온 벗들을 (대접할 때에는), 나이에 따라 음식을 달리한다.
104절. 妾御績紡(첩어적방)하고, 侍巾帷房(시건유방)이라.
부인과 첩들은 길쌈을 하고, 장막을 친 안방에서 수건을 들고 시중든다.
105절. 紈扇圓潔(환선원결)하고, 銀燭煒煌(은촉위황)이라.
흰 깁 부채는 둥글고 깨끗하며, 은빛 촛불은 반짝반짝 빛난다.
106절. 晝眠夕寐(주면석매)는, 藍筍象牀(람순상상)이라.
낮에 졸고 저녁에 푹 잠드는 것은, 대나무 침상과 상아로 장식한 긴 의자(때문)이다.
107절. 絃歌酒讌(현가주연)할새, 接杯擧觴(접배거상)이라.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술로 잔치를 벌일 때, 나무잔은 공손히 쥐고 작은 뿔잔은 두 손으로
들어올려 권한다.
108절. 矯手頓足(교수돈족)하니, 悅豫且康(열예차강)이라.
손을 굽혔다 펴고 발을 구르며(춤을 추니), 기쁘고 즐거우며 또한 편안하다.
109절. 嫡後嗣續(적후사속)하여, 祭祀蒸嘗(제사증상)이라.
적자의 자손으로 후사를 이어가니, (철따라) 증제(蒸祭)와 상제(嘗祭) 등의 제사를 지낸다.
110절. 稽顙再拜(계상재배)하고, 悚懼恐惶(송구공황)이라.
이마를 땅에 대어 두 번 절하고, 두렵고 떨려서 몸둘 바를 몰라한다.
111절. 牋牒簡要(전첩간요)하고, 顧答審詳(고답심상)이라.
편지와 서찰은 요점이 분명하도록 말을 골라 써야 하고, 두루 둘러보고 답장하는 일은
세심하고 자상해야 한다.
112절. 骸垢想浴(해구상욕)하고, 執熱願涼(집열원량)이라.
신체에 때가 끼면 목욕을 하고 싶고, 뜨거운 것을 쥐고 있으면 서늘한 것을 원한다.
113절. 驢騾犢特(려라독특)이, 駭躍超驤(해약초양)이라.
나귀와 노새와 송아지와 소 등이, 놀라 뛰쳐나가고 껑충껑충 뛰어달린다.
114절. 誅斬賊盜(주참적도)하고, 捕獲叛亡(포획반망)이라.
강도와 도둑들을 죽이고 베며, 배반하고 도망간 자를 사로잡아 들인다.
115절. 布射僚丸(포사료환)하고, 嵇琴阮嘯(혜금완소)라.
여포(呂布)는 활을 잘 쏘았고, 웅의료(熊宜僚)는 공놀이를 잘하였으며, 혜강(嵇康)은 거문고를
잘 탔고 완적(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었다.
116절. 恬筆倫紙(념필륜지)하고, 鈞巧任釣(균교임조)라.
몽념(蒙恬)은 붓을 만들었고, 채륜(蔡倫)은 종이를 만들었으며, 마균(馬鈞)은 기술이 뛰어났고,
임공자(任公子)는 거대한 낚시를 만들었다.
117절. 釋紛利俗(석분리속)하니, 並皆佳妙(병개가묘)라.
사방으로 얽힌 것을 풀어주고 세속 사람들을 이롭게 하였으니, 모두가 아름답고 기가 막힌 것들이었다.
118절. 毛施淑姿(모시숙자)하여, 工嚬姸笑(공빈연소)라.
모장(毛嬙)과 서시(西施)는 정숙하고 반듯한 용모에다가, 공교스레 찡그리고 예쁘게 웃었다.
119절. 年矢每催(년시매최)하여도, 羲暉朗曜(희휘랑요)라.
해는 살처럼 매양 닥쳐와도, 태양은 번뜩이며 빛난다.
120절. 璇璣懸斡(선기현알)하고, 晦魄環照(회백환조)라.
선기옥형은 매달린 채로 돌고, 야월(夜月)은 돌아가면서 비춘다.
121절. 指薪修祐(지신수우)하니, 永綏吉邵(영수길소)라.
손가락으로 장작을 지피는 것은 선행으로 복을 구하는 일이니, 길이 편안해지고 상서로움이 높아진다.
122절. 矩步引領(구보인령)하고, 俯仰廊廟(부앙랑묘)라.
자로 잰 듯이 절도 있게 걷고 옷깃을 단정히 여미며, 조정의 일을 심사숙고하여 처리해야 한다.
123절. 束帶矜莊(속대긍장)하고, 徘徊瞻眺(배회첨조)라.
예복을 입고 의연한 자세를 갖추고서, 배회하면서 여기저기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124절. 孤陋寡聞(고루과문)하면, 愚蒙等誚(우몽등초)라.
학식이 천박하고 견문이 좁으면,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자와 동등하게 꾸짖는다.
125절. 謂語助字(위어조자)는, 焉哉乎也(언재호야)라.
어조사라고 일컫는 것은, 언(焉)자 · 재(哉)자 · 호(乎)자 · 야(也)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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